차원의 정의

공간 의 모든 열린 덮개(open covering) 에 대하여 를 세분1하면서 차수2가 최대 인 열린 덮개 가 존재하는 정수 이 있을 때, 가 유한 차원(finite dimensional)이라고 한다. 의 위상적 차원은 이 명제가 성립하게 하는 가장 작은 의 값으로 정의한다. 우리는 이것을 로 표기하자.3

  • : 임의의 열린 덮개를 가져와도, 서로소인(disjoint) 열린집합들로 이루어진 세분을 만들 수 있다. 예를들어, 점들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겹치지 않게 덮을 수 있는 정수 집합 이 있다.
  • : 선분을 열린구간들로 덮을 때,
  • : 평면을 원판들로 덮을 때

공간의 차원이 정확히 이라는 것은, 은 만족하지만 은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원의 정의에 대한 설명

이 정의는 차원이 높을수록 공간을 덮는 열린집합들이 더 많이 겹칠 수밖에 없다는 직관을 수학적으로 정식화한 것이다. 오직 ‘열린집합’, ‘포함 관계’, ‘합집합’ 등 위상적인 성질만을 사용한다. 거리, 각도, 부피 같은 기하학적 개념을 전혀 쓰지 않는다. 따라서 위상동형(homeomorphic), 즉 위상적으로 같은 공간들은 항상 같은 차원을 갖는다.

역사적 맥락

19세기 후반, 칸토어는 1차원 직선 위의 점들과 2차원 평면 위의 점들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존재함을 증명했다. 이는 단순히 ‘점의 개수’로는 차원을 정의할 수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후 페아노와 힐베르트는 1차원 선을 구부리고 접어서 2차원 정사각형을 빈틈없이 채우는 연속 함수를 발견했다. 이는 ‘연속성’만으로는 차원을 구분할 수 없음을 의미했다. 이러한 ‘병리적인’ 예시들 때문에 수학자들은 위상동형 변환에 의해 변하지 않는, 즉 ‘늘리거나 구부려도’ 바뀌지 않는 위상적 불변량의 필요성으로써 진정한 차원의 속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0세기 초, 푸앵카레, 브라우어, 멩거, 우리손 등 여러 수학자들이 차원을 정의하려 시도했다. 그 중 프랑스 수학자 앙리 르베그가 덮9개의 ‘겹침’ 정도를 이용하는 이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는 가장 일반적이고 유용한 정의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Footnotes

  1. 의 부분집합들의 모음 가 주어졌을 때, 또 다른 모음를 세분(refine)한다라고 하는 것은, 의 각 원소 에 대해 를 만족하는 의 원소 가 존재할 때를 의미한다.

  2. 공간 의 부분집합들의 모음(collection) 에 대하여, 의 어떤 점은 개 원소에 속하며, 의 어떤 점도 개보다 많은 의 원소에 속하지는 않으면, 차수(order) 을 갖는다고 한다. 공간 내의 한 점이 최대 몇 개의 열린집합에 동시에 포함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점이라도 최대 개의 집합에만 속한다면 그 덮개의 차수는 이다.

  3. 핵심 아이디어는 어떤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덮을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차원을 측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효율성이란 ‘겹침’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