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를 으로 나누는 것은 가능할까요? 왜 인지 명확하게 설명은 하지 못하더라도 아마 초등학교 때 나눗셈을 배웠을 때부터 꾸준히 암기했기 때문에 안된다는 사실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으로 나누는 것은 안되는걸까요?
1. 나눗셈의 개념
우리가 으로 나누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나눗셈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처음 나누기에 대해 배울 때, 주로 공유나 나눔의 맥락에서 배웁니다. 예를 들어, 제가 엿을 10개 가지고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중 다섯명에게 공평하게 엿을 나누어 드린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각 사람은 2개의 엿을 받게 됩니다. 즉, 입니다. 이처럼 나눗셈은 공유나 나눔의 개념으로서 가지고 있는 것을 몇 명에게 몇 개씩 나누어줄 수 있는지로 도입합니다. 그런데 만약 10개의 엿을 아무에게도 나누어 주지 않으면 다른말로 어떻게 될까요? 사실 이 질문 자체가 의미가 없습니다. 공유하거나 나누지 않는 것을 굳이 나눗셈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 엿 먹으라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2. 곱셈과의 관계
이는 수식으로 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나눗셈은 곱셈의 역연산으로 정의됩니다. 예를 들어 이므로 를 이항해 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라 하면 이므로 모순이 생깁니다. 일반화 해보죠. 나누기는 두 수 와 의 비 을 찾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 비 은 를 만족하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만약 가 이라면, 즉 우리가 으로 나누려고 한다면, 를 만족하는 숫자 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숫자 에 대해 이므로, 가 이 아닌 경우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해가 없습니다. 따라서 으로 나눈다는 것은 안됩니다.
3. 정의의 부재
앞서 본 곱셉과의 관계에서 어떤 수를 으로 나누는 것은 정의하지 못하더라도 모든 숫자 에 대해 이므로, 즉, ‘모든 수’라 하면 안될까요? 안타깝지만 이것도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가 다루는 두 수에 대한 ‘대수적’ 연산은 항상 하나의 값이 정의됩니다. 가 성립하면서 동시에 이 성립하지는 않죠. 그렇다면 은 어떻게 정의해야할까요? 에는 이 몇 개 들어 있을까요? 개 인가요? 아니면 개인가요? 이러한 물음에 대해 모두가 합리적인 합의점에 동의할 수 없기에 으로 나누는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정의되지 않는 것으로 남겨둡니다.
4. 극한의 문제
으로 나누는 다른 접근법을 시도하기 위해 다시 엿을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엿 개를 개씩 나누어주면 몇 명이 받게 될까요? 분수의 개념에 대해 알고 있다면 바로 이므로 20명이 받을 수 있다고 답하실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앞서 보았던 ‘뒤집고 곱한다’라는 규칙때문이죠. 그렇다면 같은 방법으로 다음 식들을 보겠습니다.
피제수가 일때, 제수들이 점점 작아지면 몫은 점점 커져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과정을 계속해 나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수들은 이고 몫은 이므로 제수는 으로 수렴하고, 몫은 양의 무한대로 발산할 것입니다. 따라서
입니다. 그렇다면 으로 나눈 몫은 무한대라고 하면 안될까요?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무한대는 한 없이 커져가는 상태를 지칭하는 ‘개념’이지 ‘수’가 아닙니다. 따라서 ‘수’를 연산한 결과가 언어로 된 ‘개념’으로 나온다는 것은 옳지 않죠. 백번 양보해서 가 가능하다고 해도 문제가 생깁니다. 만약 제수가 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아래 식들은 양수를 음수로 나누었으므로 몫이 모두 음수가 될 것 입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이지만 몫은 음의 무한대로 발산합니다.
결과적으로 인 상황이 되면서 모순이 생기죠. 이 문제는 이 에서 극한값을 갖지 않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나눗셈은 연속적인 과정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극한 개념을 배울 때 을 다루는데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합니다. , , 꼴과 같은 부정형 문제들은 정확히 과 를 연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율관계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접근하죠.
5. 모순적 상황의 반복
예를들어 극한에서 함수 , 에 대하여 와 를 어떻게 선택하고 작게 만드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라 해보겠습니다. 와 모두 일 때, 으로 수렴합니다. 이 때 두 함수의 비율을 보면
로 수렴하죠. 그렇다고해서 이어야 한다고 보면 안됩니다. 만약 , 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와 모두 일 때, 으로 수렴하지만
그 비율은 이므로, 가 되기 때문이죠.
심지어 함수가 모두 으로 수렴하더라도
으로 수렴하는 속도에 따라 수렴할 수도 또는 발산할 수도 있죠. 따라서 으로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으로 수렴하는 것으로 나누는 것도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앞서 소개한 이유들로 인해, 으로 나누는 것은 수학에서 허용되지 않습니다. 수학의 기본적인 규칙과 원칙을 유지하기 위하여 금지해 놓은 것이죠. 그런다면 규칙과 원칙만 유지할 수 있다면 으로 나누어도 괜찮을까요? 사실 앞서 이러한 뻔한 내용을 설명한 이유는 다음 주제를 설명하기 위한 기초 설명이었습니다. 비밀이지만 수학의 기본적인 규칙과 원칙을 유지하면서 으로 나눌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기 때문이죠. 과연 수학의 기본적인 규칙과 원칙을 유지하면서 으로 나누면 어떤일이 발생할까요?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