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의 역사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면서 반드시 접하게 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로그(logarithm)입니다. 로그는 1614년에 존 네이피어(John Napier)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로그는 로가리듬(logarithm)의 줄임말로 각각 ‘비율’과 ‘수’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λόγος’와 ‘ἀριθμός’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로그가 발명된 16세기에는 항해와 천문학이 큰 발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항해사들은 새로운 땅을 발견하고, 천문학자들은 별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위해 복잡한 계산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계산 도구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네이피어는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로그가 왜 이렇게 중요한지, 그리고 로그는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로그의 성질과 그 효과성
로그의 정의
이고 입니다. 그렇다면 이 나올까요? 어떤 수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보다는 크고 보다는 작은 수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수는 계산하기 어려우므로 우리는 이 식을 만족하는 수를 정확하게 찾는 것이 아닌 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일반화하여 밑에 인 수에 대하여 를 만족할 때, 라고 합니다. 로그는 쉽게 생각하여 밑이 인 지수에 대해 원하는 수를 나오게 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로그는 지수의 역연산이며, 지수법칙으로 부터 다양한 성질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제 로그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로그의 기본적인 성질을 알아야 합니다.
로그는 곱셈을 덧셈으로 변환한다.
로그의 기본적인 성질 중 하나는 로그는 곱셈을 덧셈으로 변환한다는 것입니다. 이 성질은 로그의 정의에서부터 유도할 수 있습니다. 로그 함수 는 밑이 이고, 진수가 인 로그 함수를 의미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식에 를 대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를 밑으로 하는 지수법칙을 이용해 같은 밑의 지수끼리 곱하면 지수가 더해지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로그는 곱셈을 덧셈으로 변환하는 성질이 가집니다.
그런데 왜 덧셈이 곱셈보다 간단하다고 할까요? 덧셈이 곱셈보다 간단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계산의 복잡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는 계산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단계의 수를 고려할 때 특히 명확해집니다. 우선, 덧셈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덧셈은 매우 직관적인 연산입니다. 예를 들어, 7과 3을 더하려면 우리는 단순히 두 숫자를 함께 더하면 됩니다. 이는 한 단계의 연산만이 필요하죠. 반면에, 곱셈은 좀 더 복잡한 연산입니다. 7과 3을 곱하려면, 우리는 7을 세 번 더하는 연산을 해야합니다. 이는 세 단계의 연산이 필요하므로 덧셈보다 복잡합니다. 물론, 우리는 구구단을 암기함으로써 이 복잡성을 줄일 수 있지만, 이것은 사실상 우리가 미리 계산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기억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더 큰 숫자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예를 들어, 70000과 30000을 더하는 것은 여전히 한 단계의 연산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70000과 30000을 곱하는 것은 7과 3을 곱하는 과정과 자리수를 곱하는 과정 그리고 그 수를 같이 적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훨씬 더 많은 단계의 연산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로그가 곱셈을 덧셈으로 바꿔주는 성질은 계산의 효율성을 크게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로그는 지수를 계수로 변환한다.
로그의 또 다른 중요한 성질은 지수를 계수로 변환하는 능력입니다. 이는 라는 공식을 통해 나타납니다. 이 공식은 로그의 정의와 속성에서 직접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을 를 번 곱한 것으로 표현해보겠습니다.
이것을 로그로 변환하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그런데 로그의 성질에 따르면, 로그 안의 곱셈은 덧셈으로 바뀌므로
즉,
가 성립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실수로 확장되어도 지수 함수와 로그 함수의 연속성과 중간값 정리를 이용하면 라는 성질이 잘 작동합니다.
이 성질은 지수함수를 선형함수로 바꿀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다루는 정보들은 지수적 변화 즉, 자신의 현재 상태에 비례한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간단한 일차함수꼴로 바꿔버릴 수 있는거죠. 따라서 이러한 정보를 로그 변환하면 선형적인 관계 더 쉽게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로그의 활용
로그는 단순히 수학시간에 배우는 개념이 아니라 실생활의 다양한 과학적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진의 리히터 규모, 소리의 데시벨, 별의 밝기 등급, pH척도 등이 있죠.
리히터 규모
리히터 규모는 1935년에 찰스 F. 리히터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지진의 에너지를 측정하는 척도입니다. 이 척도는 로그를 기반으로 하며, 각 단위가 10배 차이가 납니다. 즉, 리히터 규모 5의 지진은 리히터 규모 4의 지진보다 10배, 리히터 규모 3의 지진보다는 100배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척도는 지진의 에너지 차이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 차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은 리히터 규모, 는 지진의 최대 진폭(amplitude), 는 관측 시간, 는 보정 상수
데시벨
데시벨(db)는 소리의 강도를 측정하는 척도입니다. 데시벨 척도는 로그를 기반으로 하며, 사람의 귀가 소리를 인지하는 방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귀는 소리의 크기를 로그로 인지하기 때문에, 로그 척도를 사용하면 사람이 느끼는 소리의 크기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db의 소리는 10db의 소리보다 10배 강하며, 30db의 소리는 10db의 소리보다 100배 강한 것입니다.
은 데시벨, 는 소리의 압력, 는 기준 압력
별의 밝기 등급
별의 밝기 등급은 별의 밝기를 측정하는 척도입니다. 이는 로그를 기반으로 하며, 밝기 등급이 1 차이나면 밝기가 약 2.5배 차이납니다. 즉, 밝기 등급이 5 차이나면 밝기가 약 100배 차이납니다. 이러한 척도는 별의 밝기 차이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그 차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은 별의 밝기등급, 는 별의 빛의 흐름(flux), 는 기준 흐름
pH 척도
pH 척도는 용액의 산성 또는 알칼성을 측정하는 척도입니다. 이는 로그를 기반으로 하며, pH 값이 1 차이나면 수소 이온 농도가 10배 차이납니다. 즉, pH 6의 용액은 pH 7의 용액보다 10배 더 산성이고, pH 5의 용액은 pH 7의 용액보다 100배 더 산성입니다. 이러한 척도는 미세한 농도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그 차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 는 수소 이온 농도
왜 모두 상용로그를 사용할까?
그렇다면 왜 리히터 규모, 데시벨, 별의 밝기 등급, pH 척도에서 상용로그를 사용할까요? 우선 로그를 사용하는 이유는 로그가 ‘비례적인 관계’를 ‘선형적인 관계’로 변환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로그를 사용하지 않고 원래의 에너지 값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그 차이가 너무 크거나 작아서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죠. 그리고 밑을 10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10진법을 사용하므로 에너지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그의 발전
로그의 밑
우리는 학교에서 로그를 처음배울 때 밑이 10인 상용로그를 우선 배우고 심화 미적분에 가서야 밑을 자연상수 로 배웁니다. 하지만 네이피어가 처음 도입한 로그는 자연로그에 더 가까웠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네이피어는 이때 로그의 밑을 로 설정하죠. 왜냐하면 네이피어는 로그를 ‘지수의 역함수’로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로그를 두 점 사이의 거리로 정의했는데, 이 두 점은 원의 경로를 따라 움직입니다. 이때 이 원의 반지름이 이었고, 이것이 로그의 밑이 된 이유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네이피어의 로그는 지수 함수와는 다르게, 각도와 관련된 삼각함수와 연결되어있습니다. 결국 네이피어는 1614년에 에서 까지의 사인값에 대한 로그표를 제시합니다.
네이피어의 로그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하면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이는 네이피어가 로그를 처음 개발했을 때 사용한 방식이며, 이 방식은 현대의 로그와는 약간 다릅니다. 네이피어 로그는 기본적으로 소수점을 7자리 오른쪽으로 이동시키고 부호를 반전시킨 자연 로그와 가깝죠.
네이피어가 처음 사용한 로그는 복잡한 계산을 단순화하는 데는 매우 유용했지만, 바로 적용하기에는 그 계산 자체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수학자 헨리 브리그스는 로그 밑을 10으로 바꾸는 개념을 제안하였습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상용 로그’의 시작이죠. 이는 당시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10진법에 기반한 수치 시스템과 더 잘 어울렸습니다. 브리그스는 이 상용로그의 개발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는 로그의 값들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 30,000개 이상의 자연수에 대한 로그의 값을 손으로 계산하여 표로 남기게되죠.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상용로그표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노력은 왜 필요한걸까요?
로그의 계산
예를 들어, 과 의 곱을 계산하고 싶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바로 곱하는 것은 연산이 복잡하므로 이 식 전체를 로그에 넣어보겠습니다.
로그는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므로 다음과 같이 식을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곱셈을 덧셈으로 바꾼 후 두 수에 대한 로그 값을 찾습니다. 상용로그표를 참조하면, 은 대략 이고, 은 대략 입니다. 이제 두 값을 더하면 입니다. 이제 반대로 어떤 값을 로그에 넣으면 가 나오는지 보겠습니다. 이고, 이므로
다음 처럼 바꿔쓸 수 있습니다. 우변의 덧셈을 다시 곱셈으로 합치면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므로 소수점 아래 넷째 자리까지 이용해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꽤 정확히 값을 예측해내죠.
로그의 의의
오늘날에는 이러한 연산은 컴퓨터를 사용하면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음에도 로그가 세상을 바꾼 17가지 방정식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는 로그의 강력한 계산 간소화 능력과 함께, 로그표를 통해 미리 계산된 결과를 활용하는 아이디어 때문입니다. 곱셈을 덧셈의 반복작업이 아니라 구구단을 외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몇몇 수학자들이 자신의 일생에 걸쳐 미리 계산해놓은 결과를 이용해 모두가 계산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수학 뿐만 아니라 항해, 천문학, 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로그가 세상을 바꾼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